아버지 간이식 해드린 후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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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의 발단은 5년전,아버지가 간암+위암+간경화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음

암은 둘다 초기라 잡을 수야 있다고는 하는데 나도 외국나와 살고있는 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음

위암은 수술이 잘 되서 빨리 처치가 되었다고는 하는데,문제는 간

거의 90프로 넘게 못쓰는 상황이 와서 이식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하심

우리가족은 내가 외동이라 나 아니면 어머니 말고는 없는데,어머니는 아버지랑 체격차가 나서 무리

결국 이식을 하면 나밖에 없는 상황인데 아버지는 극구 반대하심,나도 당시엔 좀 막연한 느낌도 있었고

우선 색전술(이 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)로 치료하면서 지내보겠다고 하시면서 그렇게 별 일 없이 가는듯 했음

암에 간경화라면서 뭐가 별일이 없냐?라고 할수 있는데

좀 희안한게 아버지가 간이 망가진 사람치고 너무 건강하게 돌아다니셨음

주 2~3회 등산,매일같이 산책,심지어 은퇴하셔놓고 심심하다고 다시 일거리 찾아서 일하시기까지'

가족들 전부 병원이 잘못 진단한거 아니냐 할 정도였음

그렇게 큰 걱정 없이 지내던 올 초,결국 병원에서 이대로는 당장 어떻게 되도 이상하지 않다고 최후통첩이 옴

그래서 다시 나한테 연락이 왔고 나도 이건 고민없이 바로 이식 합시다 하고 한국으로 들어옴


장기이식이라는게,꽤 큰 수술이다보니 준비해야될게 꽤 많았다

183cm에 98~99키로를 왔다갔다하던 내 몸뚱아리로는 지방간땜에 절대 불가능하다는 얘길 듣고

두달만에 92키로까지 빼서 간당간당 커트라인까지는 맞춰야 했고

혹여나 가족의 강요에 의한건 아닌지 상담과 서류까지 다 작성해서 국가 승인까지 받아야 했다

뭐 아무 고민 없이 한거라 이건 큰 문제는 아녔다만..

그렇게 수술 날짜까지 잡혔고,바로 전날 입원

그때까지만 해도 제일 궁금한건 전신마취는 진짜 눈 감았다 뜨면 끝나나?일 정도로

진짜 아무 생각이 없었음.수술?알아서 잘 해주시겠지 싶었다

수술날이 왔고,아침 일찍 간호사분이 깨워주셔서 정신을 차리고 수술실로

수술 순서는 나-아버지 순이라 같이 수술실로 가는 그런 상황은 아니었음

여튼 드라마에서나 보던 천장을 보면서 수술실로 들어갔고,티비에서나 봤던 것처럼

'마스크 씌워드릴게요 숨 크게 쉬시고~'

뭐 숫자 세고 그런거 아녔어?쓰으읍











20250826_223057.jpg 아버지 간이식 해드린 후기

??왜진짜끝남?

눈떠보니 꽤 어두웠고,병실로 돌아와 있었다.진짜 기억이고 뭐고 다 날라가는구나

뭔가 좀 아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네 생각을 하면서 몸을 조금씩 움직여봤다

목 팔 손 몸 엉덩이 다리..다 잘 움직인다 목소리도 잘 나오길래 간호사님 부르니까 바로 오셨음

지금 바로 움직이긴 힘드실테니 소변은 소변줄 차셨고 너무 아프면 진통제 버튼 누르면 되세요 하고 가심

어차피 며칠동안은 링거만 맞을테니 소변은 큰 문제가 안 됐는데,그래도 좀 이상한 느낌이긴 했음

것보다 첫날은 중간중간 온몸이 너무 아파서 진통제만 몇번을 맞았는지 모른다

근데 생각보다 진짜 몸이 튼튼한 편이긴 했는지,하루하루 상태가 좋아지는게 바로바로 느껴짐

둘째날에 진통제 빼고 셋째날엔 몸도 좀 일으킬 만 하고 다음날엔 걸어도 보고 하는 식으로

한 일주일쯤 되니 크게 불편함 없을 정도까지 몸상태가 돌아옴

다만 가장 고역이었던건 병원식,이건 진짜 너무 맛없더라

그냥 병원식 3일차에 교수님이랑 쇼부쳐서 밖에서 서브웨이 먹었음


아버지는 나랑 다르게,남의 새 간을 받는거라 면역쪽이 굉장히 민감한 상황이라

면역계열 약은 양을 줄일지언정 평생 드셔야 하고,날생선이랑 어패류도 평생 못 드신다고 할 정도

지금은 생야채나 김치도 안 되셔서 많이 힘들어 하시는데 이건 뭐 반년 이내로 몸상태 보고 드셔도 된다고 하니까


여튼 수술 자체는 잘 되서,간 회복 속도 자체는 나보다 빠르시단다

다만 그 외의 부분은 많이 힘드셔서,그렇게 잘 움직이시던 분이 근

2주 넘게 누워만 계시다보니까 근육이 다 빠지셔서

걷는거부터 많이 힘들어하시는게 맘이 아프다

나는 뭐 이거 진짜 맞나 싶을정도로 멀쩡하고,되려 살을 많이 빼서 몸이 가벼울 지경

물론 간이 다 클때까지는 탈장 위험이 있어서 격하게 뛰거나 하는건 어려워도

자전거나 워킹 가벼운 웨이트까지는 문제 없다고 하셔서 내일부터 재개할 예정

지금은 이식 해서 너무 잘됐다는 생각 뿐이고,차라리 5년전에 빨리 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싶을 정도


여튼 두달간의 긴 일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후기 형식으로 써봤음

혹시 궁금하거나 한거 있으면 최대한 답변할테니 물어보셔도 됩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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